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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11) 제19화 대통령선거 41

“탈래?”

  • 기사입력 : 2017-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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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호는 곱슬머리에 쌍꺼풀이 보일 듯 말 듯했다. 그의 매력적인 모습에 은근하게 몸이 더워졌다. 여자들도 잘생긴 남자를 보면 성적 충동을 느끼게 된다.

    “관장님, 윤 바람에게 넘어가지 마십시오.”

    윤지호의 옆에 앉아서 와인을 마시던 박우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우영은 24시간 뉴스를 방송하는 뉴스채널의 문화부 기자였다.

    “윤 바람이요?”

    “이 친구 별명이 바람입니다.”

    박우영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이 친구야, 내가 바람피우는데 도와 준 거 있냐?”

    “도와는 못 줘도 방해는 확실하게 하지.”

    윤지호와 박우영은 오랫동안 문화부 기자 생활을 했기 때문에 친구처럼 지내고 있었다. 서경숙은 그들과 유쾌하게 술을 마셨다.

    기자 간담회는 10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서경숙이 기자들을 배웅하고 퇴근하려고 할 때 임준생이 차를 가지고 나타났다. 그는 갤러리 옆에 차를 세워 놓고 문자를 보내왔다.

    ‘어머, 연락도 없이 왔네.’

    그를 보자 저절로 웃음이 떠올랐다. 서경숙은 최명수를 돌려보내고 임준생의 차로 갔다. 임준생이 차유리를 내리고 미소를 지었다.

    “회장님, 웬일이세요?”

    “비가 오고 있어서… 기분 나쁜 것은 아니겠지?”

    “왜 기분이 나쁘겠어요? 비도 오는데 얼마나 좋아요?”

    “탈래?”

    임준생이 눈으로 옆자리를 가리켰다.

    “네.”

    서경숙은 우산을 접고 재빨리 임준생의 차에 올라탔다.

    “경숙씨도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해?”

    “좋아하죠. 애인과 함께 우산을 쓰고 걸으면 얼마나 낭만적이에요?”

    “그럼 갑시다.”

    임준생이 차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차의 유리창을 때리고, 바람이 불고 있었다. 비 때문에 늦은 시간인데도 차들이 서행을 했다. 임준생은 미사리를 지나 팔당 쪽으로 달렸다. 어둠 속에서 빗줄기가 사납게 쏟아졌다. 그가 차를 세운 곳은 팔당의 별장지대로 강가였다. 검푸른 잎사귀가 무성한 플라타너스 아래 강둑이었다. 빗소리에 섞여 강 파도소리가 들렸다. 임준생이 그녀를 포옹하고 키스를 했다.

    “아이 좋아.”

    서경숙이 콧소리를 냈다. 그녀의 웃음소리에 임준생은 한결 기분이 좋아진 표정이었다.

    “괜찮겠어?”

    임준생이 서경숙의 자리로 넘어왔다

    “괜찮아요.”

    서경숙은 시트를 뒤로 젖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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