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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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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10) 제19화 대통령선거 40

“나하고 낚시 갈래요?”

  • 기사입력 : 2017-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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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한에게서 전화가 결려온 것은 기자들과의 술자리가 한참일 때였다.

    ‘오랜만에 전화를 하는구나.’

    서경숙은 스마트폰에 장대한의 이름이 뜨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지내요? 잘 지내고 있어요?”

    장대한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속삭이는 것처럼 감미로웠다.

    “잘 지내고 있어요. 회장님은 어떠세요?”

    모처럼 전화를 받게 되자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와의 데이트는 사랑으로 이어진다.

    “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내일 뭐하세요?”

    “특별한 일은 없어요. 오전 10시 이후에는 괜찮아요.”

    대통령 당선자 민병삼과 이야기를 하는 것은 30분이면 충분할 것이고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도 10시면 넉넉한 것이다.

    “그럼 나하고 낚시 갈래요?”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하는 것 같던데요.”

    “비 올 때 낚시가 좋아요. 10시에 갤러리로 갈까요?”

    “네. 기다릴게요.”

    서경숙은 미소를 짓고 전화를 끝냈다.

    “그림은 안 그리세요?”

    장대한과 통화를 끝내자 이향기 기자가 물었다.

    키가 크고 눈이 서글서글한 30대 초반의 여자였다. H신문 문화부 기자였다. K통신의 문화부 기자인 김영일과 함께 왔는데 둘은 부부였다.

    “요즘은 거의 못 그려요.”

    서경숙은 상냥한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언제 주로 그려요?”

    “옛날에는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 뒤에 주로 그렸어요. 요즘에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네요.”

    서경숙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기자들에게 일일이 술을 따라주었다.

    “비가 와서 분위기가 참 좋네요.”

    지상파 방송인 MBS의 윤지호 기자에게 술을 따르자 그가 취기가 오른 표정으로 말했다. 문화부 기자들 중에서 젠틀맨으로 소문이 나 있는 사람이었다.

    문화재 감정에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었다.

    “그렇죠? 데이트하기에 좋은 날이에요.”

    “데이트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왜 이러실까?”

    서경숙은 유쾌하게 눈웃음을 쳤다.

    “한잔 받으세요.”

    윤지호가 서경숙의 잔에 술을 따랐다.

    “감사합니다.”

    서경숙은 술을 한 모금 마신 뒤에 윤지호를 응시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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