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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니하오- 차상호 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17-06-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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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3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국경절 퍼레이드. 25년 만에 부활한 행사에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낡은 천에 직접 쓴 글귀가 눈에 띈다. ‘샤오핑 니하오.’ 풀이하자면 ‘안녕하세요 샤오핑’ 정도가 되겠다. 국가 최고 지도자에게 건넨 이 인사말은 과거에는 쓸 수도 없었고, 마오쩌뚱조차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인민들이 최고지도자에게 건넨 친근한 인사말. 정치인이자 지도자인 덩샤오핑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였다.

    ▼문득 우리에게도 이런 지도자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각하’라는 호칭에 짓눌려 있던 시민들에게 문민정부 이후 대통령 혹은 정치지도자들이 국민들로부터 이렇게 친근하면서도 ‘애정’을 듬뿍 담아 보낸 호칭이 있었을까 싶다. YS니 DJ니 MB니 하는 명칭은 영문 약칭이자 언론이 만들어낸 호칭이지 국민들이 그들에게 애정을 담아 부른 이름은 아니다.

    ▼‘이니’라고 들어보셨는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 끝자를 갖고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이다. 압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핵잠수함 보유를 주장한 기사 댓글에서다.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 ‘우리 이니 사고 싶은 거 다 사. 색깔별로 사’ ‘우리 이니 더워지니까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걸로 사~ 영수증 필요 없어 국카로 사~.’ 허리가 휘어도 세금 낼 테니 사라는 댓글들. 귀여운 자녀에게 뭐든 아깝지 않다고 하는 듯한 말투다.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아무튼 해당 댓글을 본 이들의 평 또한 우호적이다. 대통령이 특정 정당 소속이라거나 특정 이념을 대표한다거나 그런 것 말고, 있는 그대로 많은 국민들에게 친근하면서도 지지를 넘어 사랑을 받는 정치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덩샤오핑이 ‘실사구시’와 ‘흑묘백묘’를 내세우며 지금의 힘 있는 중국을 만들었듯이,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만 생각하고 좋은 정치를 펼쳐 퇴임 때에도 박수 받고 떠나는 정치지도자이기를….

    차상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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