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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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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아이좋아 경남시대’로- 이학수(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7-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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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에서도 적폐청산 목소리가 높다. ‘홍준표 도정’을 빨리 지우라는 요구다. 도청에는 그의 도정 슬로건 ‘당당한 경남시대’가 어정쩡하게 걸려 있다.

    ‘홍준표 4년’은 유독 시끄러웠다. 특히 진주의료원 폐쇄와 무상급식 지원 중단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갈등의 연속이었다. 대체로 그의 일방통행식 정책결정과 집행, 즉 불통(不通)을 적폐로 꼽는다. 당사자가 떠났으니, 청산 대상은 그가 남긴 불통의 잔재들이다. 진주의료원 폐쇄에 따른 후유증은 치유될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부경남에 혁신형 공공병원 시범사업을 공약했으니 접점을 찾을 것이다. 경남도의 무상급식 예산 지원과 학교급식 감사는 홍 지사가 있을 때와는 달라져야 한다. 소모적 논쟁, 끝 모를 대립에 도민들은 염증을 느꼈다. 이제 도와 도교육청이 소통하면서 그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대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당장 내년 학교급식비 지원액을 놓고 양 기관은 마주 앉아야 한다. 도교육청으로서는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도지사 권한대행이라는 한계, 자유한국당이 대다수인 도의회를 넘자면 쉽지 않은 일이다.

    홍 지사의 정책 모두를 싸잡아 적폐로 비난해서는 곤란하다. 도의회 학교급식조사특위와 경남도 감사가 논란이 있긴 했지만 학교급식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성과도 있었다. 친환경 무상급식의 이면에는 이윤 챙기기에 급급한 급식업체의 농간과 교육당국의 무책임이 있었다. 도감사관실이 100% 급식비리라고 단정하는데, 도교육청은 왜 그동안 못 찾아 냈을까 의아할 뿐이다. 급식예산은 아이들 잘 먹이라고 준 것이지, 급식업자 배 채우라고 준 돈이 아니다. 도교육청은 학교 관계자의 비리는 거의 없다며 항변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학교급식 비리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감사 기법이 뛰어난 도감사관실 직원을 도교육청 학교급식부서로 파견하자. 도교육청이 인허가 기관인 지자체의 책임을 주장하니, 이에 대한 개선책을 찾는 방안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홍 지사가 치적으로 자랑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도 되짚어봐야 한다. 지자체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반길 일이다. 더욱이 어려운 서민자녀들에게 교육복지 혜택이 더 가도록 한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도는 이 정책을 세우고 펴면서 교육자치의 주체인 도교육청을 철저히 무시했다. 홍 지사는 자신이 롤모델이라며,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를 강조했다. 시대는 경쟁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 인성, 협력교육을 요구받고 있는데 말이다. 교육 전문가 집단이 배제된 교육지원사업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시행될지 의문이다. 일선 학교의 한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좋게 안 보이지요. 교육문제는 일방이 주도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교육 성과는 지역의 교육공동체와 함께할 때 나옵니다.”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는 도교육청의 전문적 식견이 필요하다. 장학사, 장학관을 도청 교육지원담당관실로 파견하자. 이를 위해 도청과의 갈등으로 원대복귀한 도교육청의 도청파견관제를 다시 살리고, 도의회 전문위원실에도 도교육청 공무원을 보내야 한다. 양 기관의 직원교류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박종훈 교육감의 슬로건은 ‘아이좋아 경남교육’이다. 도청 교육지원사업의 중심은 아이들이다. 이제 ‘아이좋아 경남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이학수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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