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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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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03) 제19화 대통령선거 33

“제가 뭐 한 일이 있나요?”

  • 기사입력 : 2017-06-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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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철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아직 투표도 안 끝났는데 벌써 계보를 만들면 어떻게 해요? 차기 대권을 생각한다면 조심해야 돼요.”

    “나는 생각이 달라. 처음부터 생각이 확실하지 않으면 나를 따를 사람이 없을 거야.”

    “식사는 나중에 해요.”

    “그래. 며칠 지나서 만나지.”

    진영철이 전화를 끊었다. 서경숙은 커피를 마시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차기 후보로 손꼽히는 사람들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서둘러….”

    서경숙은 고개를 흔들었다. 민병삼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은 집에서 한가하게 라면을 끓이고 있을 때였다

    “후보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서경숙은 그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하하. 서경숙씨도 수고 많았어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민병삼이 모든 사람에게 전화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서경숙에게 전화를 한 것은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제가 뭐 한 일이 있나요?”

    “하하. 선거 유세장마다 따라다니면서 모니터하고 진영철씨를 영입했잖아요. 특히 민사모를 조직해서 유세에 큰 도움이 됐어요.”

    민병삼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후보님, 민사모 회장을 잘 이끌어주세요.”

    “그래야죠. 청년이 우리의 미래 아닙니까?”

    “부정부패도 엄금해 주시고요.”

    “하하. 마치 나를 훈계하는 것 같네.”

    “아닙니다.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그래요. 조만간 식사 한번 합시다.”

    “네.”

    서경숙은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민병삼은 자신이 승리할 것을 알고 있었다. 라면을 끓여 먹고 소파에서 푹 쉬었다. 서경숙이 잠에서 깨어난 것은 해가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을 때였다. 창으로 밖을 내다보면서 커피를 마셨다.

    저녁 8시가 되자 출구조사가 공표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출구조사 결괴는 민병삼이 10% 이상 정택근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되는 것으로 나왔다. 민병삼 후보 진영은 환호했고 정택근 후보 진영은 침통했다.

    이내 개표가 시작되었다. 개표도 시작부터 민병삼이 정택근을 압도하고 있었다.

    서경숙은 12시까지 개표방송을 시청했다.

    민병삼은 당사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당선이 확정되자 기자들 앞에 나와 감사의 인사를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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