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하나 있었네
맛없이 살다 간
제 속에 여섯 새끼 꽁꽁 품어
혼자 살아갈 만치 키워 세상 내보내고는
휘휘 제 세상 한번 헤엄쳐 둘러보지도 못하고
홀쭉해진 한 생 막바지 뜬눈으로 돌보던
새끼 하나 먼저 보내고
못 진 가슴 기진맥진하다가
괭이갈매기 새끼 먹이로 물려 간 망상어같이
저승으로 선뜻 채여 간
어미 하나 있었네
자식새끼 얼러 키운다고
망치 맹치 같은 별호로 불려도
붕어 같은 작은 입 앙다물고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던
떠난 뒤에야 자식들 가슴에
별로 살아난
어미 하나 있었네
☞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의미 있는 날들을 챙기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셨을 테지요. 대통령선거일이 있었고, 부모님의 사랑에 대하여 다시금 되새겨야 할 ‘어버이날’이 있었지요.
‘부처고기’란 작품에서 시인은 희생으로 자식을 낳고 키워낸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10여 마리의 새끼를 한꺼번에 낳고 기진맥진해 하다가 결국은 갈매기에게 먹잇감이 되고 마는 망상어의 태생적 상태를 어머니의 생애와 함께 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부모님들의 다함없는 헌신과 수고로 우리는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있습니다. 세상 모든 표현을 빌려와도 감사의 말은 모자라고 그 어떤 대상물로도 부족할 것입니다만, 이제는 늙고 병약한 부모님들께, 행복한 그대들이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자주 전화드리기를 바랍니다. 정이경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