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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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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사천에는 노을광장이 있다- 정오복(사천본부장·부국장 대우)

  • 기사입력 : 2017-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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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시청 앞 노을광장이 시민들의 소통과 화합, 역사·문화의 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달 말 치른 제22회 와룡문화제를 통해 보더라도 광장성(廣場性)을 점점 더 확장시키고 있는 것 같다. 사천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사천이 지향하는 공동체성, 개방성, 자발성, 다양성 등을 상징하는 열린 공간으로 정착돼 가는 것이 무엇보다 반갑다. 특히 사천이 도-농 통합시란 도시 성격을 갖고 있다 보니 광장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과거 광장은 시민 위에 군림하는 부정적 의미가 강했다. 해방 직후엔 혼돈의 상징이었고, 군사독재시대 때는 우중정치에 주로 악용됐다. 칼과 도마를 가져다 놓고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쓰는 장면이 TV로 버젓이 중계되던 개발독재시대의 광장은 공포정치의 무대였다.

    그러다 민주화를 위한 저항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광장은 폐쇄된 언로를 틔우고, 소통하는 공간이 됐다. 나아가 서로 마음을 나누고, 공감하는 문화예술의 공간으로도 발전했다. 광장은 우리 사회의 왜곡된 의사소통 구조를 타파하고, 고립된 개인을 자발적으로 집단에 참여시켜 공동체 의식을 불어 넣어준다. 또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용광로가 되고, 여론을 형성시키는 매스미디어가 된다. 지난 촛불광장에서 확인했듯이 커뮤니케이션의 민주화, 합리화, 투명화를 의미한다.

    이 같은 광장문화가 사천에서도 뿌리내리고 있어 기쁘다. 시민 여론을 결집시키거나 부당함을 느낄 때 이곳에 모여 뜻을 세우고, 항의하거나 호소한다. 또 와룡문화제, 농업인한마당축제, 주민복지박람회, 어린이날 잔치한마당 등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만들어낸 풍요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부심을 갖게 한다.

    사천은 지난 1995년 옛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했지만, 후유증이 심각했다. 무려 12년간이나 기존의 양 청사를 동시에 사용하다 2007년 통합 신청사를 준공했으나, 시민들의 사랑과 환영을 오롯이 받지는 못했다. 양 지역의 균형발전과 화합을 위해 신청사를 한가운데 건립했지만, 모두가 외면하면서 외로운 섬이 돼 버렸다. 접근성이 낮다 보니 시청사 주변의 행정타운마저 아직은 미완성 상태다. 그랬기 때문에 근년 들면서 높아진 노을광장의 역할은 그만큼 소중할 수밖에 없다.

    다만 콘크리트·아스팔트가 대부분인 노을광장의 환경이 적잖이 걸림돌이 된다. 다행인 것은 시가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천시청 관광명소화사업’이 성과를 나타낸다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펀펀조각공원, 키즈동산, 역사의 정원, 치유체험숲 등이 완성되면 시민들의 사랑은 물론 관광객을 유인하는 명소가 되지 않을까.

    정오복 (사천본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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