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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좋은 지도자 뽑는 법

  • 기사입력 : 2017-04-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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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장미대선’이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적임자라고 한다. 사람들은 고민한다. 어느 후보를 뽑아야 하는가. 좋은 후보의 기준은 무엇인가.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프린스턴대학교 정치학 명예교수, 텍사스주립대학교 정치학 교수, 스위스 루가노대학교 정치 커뮤니케이션 교수를 겸하고 있는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 정치사상가인 마키아벨리(1469~1527)의 저작에서 인용하고, 조언을 골라 논평을 더하고, 그 타당함을 증명하기 위해 현대의 사례들을 제시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가 참고한 마키아벨리의 저작은 ‘군주론’ ‘로마사 논고’ ‘전술론’ 등이다.

    이 책 부제 ‘주권자에게 일러주는 마키아벨리의 투표 강령 20계명’에서 짐작하듯, 저자는 △덜 사악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대담한 사업을 펼치려고 하는 후보를 의심하라 △부패와 싸우는 것은 참된 지도자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권좌에 너무 오래 머무른 사람은 위험하다 △한 국가를 신념의 공동체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을 뽑아선 안 된다 △대통령의 최우선 사항은 평화를 지키고 증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말솜씨는 정치적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이다 △국제 문제에서 중립은 일반적 원칙이 되어선 안 되며, 예외적으로만 선택돼야 한다 등의 ‘투표 강령’ 20가지를 내놓는다.

    마키아벨리와 현대인이 사는 시대가 500년의 차이가 있음에도 여전히 유효한 ‘강령’들이다. 그래서인지 ‘정의와 다원적 평등’ 저자인 마이클 왈저 프린스턴고등과학원 석좌교수는 “투표하러 가기 전에 이 책을 꼭 읽으라”고 권한다.

    현대의 투표 행위를 놓고 마키아벨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은 터무니없게 들릴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15~16세기에 살았던 마키아벨리는 민주공화국의 모습을 보지도 못했고, 그의 명성 또한 군주들에게 제공한 조언집인 ‘군주론’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정치는 마키아벨리의 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 마키아벨리는 또 역사에 의존해 정치적인 조언을 한다.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사건들은 과거에 비슷한 방식으로 이미 일어났기에, 역사에 바탕을 둔 그의 조언은 시대를 초월해 유효하다.

    그가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사실은 오히려 객관성을 더 높인다. 우리가 진보적인 정당의 후보를 찍든, 보수적인 정당의 후보를 찍든 마키아벨리에게는 고려의 대상이 전혀 안 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나는 독자들이 이 책에서 우리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대표자를 뽑을 때 많이 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경고들을 발견하길 바란다. 독자들은 진정으로 훌륭한 정치 지도자의 상(像)을 갖게 될 것이므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것이다. 공화주의적 자유에 헌신하고, 조국의 공공선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고, 모든 국가와 모든 인민의 자유와 위엄을 존중하는 정치가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모리치오 비롤리 지음, 김재중 옮김, 안티고네 펴냄, 1만1400원.

    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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