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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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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놓치면 1시간 걸려 목 따갑지만 참고 다녀요”

김해 삼문고·능동중 학생 200여명 건강 '위험'
시내버스 배차간격·운행시간 길어
매연 마시며 장유터널 걸어 등하교

  • 기사입력 : 2017-04-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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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장유 삼문고와 능동중 학생 200여명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 초과 미세먼지가 날리는 장유터널을 걸어서 매일 등·하교하고 있어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들은 부곡동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학생들로 매일 터널 맞은편 2㎞ 거리의 학교까지 걸어다닌다. 학생들이 학교를 오가는 데는 약 25분이 걸린다. 터널 안에서 만난 학생들은 한결같이 삼문동~부곡동을 오가는 26번 시내버스의 배차간격과 운행 시간이 길어 걸어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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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오후 4시 30분께 김해시 삼문동 장유터널 안을 능동중학교 학생들이 걷고 있다.

    장유터널은 김해 삼문동과 부곡동을 잇는 380m 길이의 터널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직접 걸어보니 터널을 지나는 데만 5분 10초, 발걸음 수로는 438걸음에 달했다. 문제는 차량들이 터널 안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 때문에 학생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점이다. 등·하교 시간과 출퇴근 시간이 겹쳐 차량 통행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들은 매연을 그대로 마시며 걸어다니는 실정이다.

    터널 안에서 만난 김민석(15·능동중)군은 “버스를 기다리는 데 15분, 버스를 타고 부곡동까지 오는 데 20분이 넘게 걸리는데, 여기에 버스를 한 번 놓치면 한 시간이나 걸려 목이 따갑지만 버스를 타지 않고 매일 참고 걸어다닌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등교시간 경남교육정보연구원 전홍표 정책연구위원과 김재금 김해시의원이 터널 안의 농도를 측정해본 결과 미세먼지(PM10)는 54㎛/㎥, 인체에 더 위험한 초미세먼지 (PM2.5) 농도는 80㎛/㎥에 달했다. 초미세먼지 농도의 경우 세계보건기구 (WHO) 권고안인 25㎛/㎥의 세 배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해시는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3년 능동중학교가 대책 마련을 김해시에 요청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시 관계자는 “버스노선 조정·증편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다 우회로를 만드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며 “환풍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청소를 통해 미세먼지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교육청은 전용 통학 차량 투입과 ‘터널 안 터널’인 차단막 설치 등을 놓고 기술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이 오는 4일 등교시간에 맞춰 현장을 방문해 학생들과 터널을 직접 걸어 실태를 점검하고, 김해시·김해시의회와도 함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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