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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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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생기’가 모이는 곳과 흩어지는 곳

  • 기사입력 : 2017-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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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라 복응천이 지은 설심부(雪心賦)에 ‘인걸은 산천의 기운을 받아 태어나는데(인걸지령·人傑地靈), 산이 수려하면 귀인이 나고, 물이 좋으면 부자가 난다’라고 했다.

    살펴보면 한강을 비롯해 세계적인 도시의 대부분이 강을 중심으로 해 문명이 발전돼 왔다. 미국은 허드슨강과 이스트강이 합수되는 지점에 뉴욕의 핵심 부분인 맨해튼이 위치하고 있으며, 영국의 수도인 런던은 뱀이 기어가는 형상의 템스강이 환포(環抱·사방으로 둘러쌈)하고 있으며 독일 베를린은 슈프레강이 사행 (蛇行·뱀이 나아가는 형태)하면서 시가지를 관통한다. 또한 이웃나라 일본은 여러 강물이 도쿄만에서 합수하는데, 물이 모이는 곳인 도쿄는 사람이 자연스레 몰리고 경제활동이 활발해 재화가 쌓이는 ‘부의 도시’로 발전했다.

    창녕군 부곡면 모처에 위치한 ‘상주 주씨 집성촌’은 서출동류(西出東流·서쪽에서 발원해 동쪽으로 흐름)하는 낙동강에 의해 감싸여진 부촌 (富村)이다. 이 마을은 낙동정맥과 비슬지맥을 거쳐 천왕산을 소조산으로 하고 처녀봉(446.2m)을 주산(마을 뒷산)으로 하며 천마산을 안산(案山·마을 앞에 있는 산)으로 하고 있다. 낙동강은 사행으로 흐르면서 대체로 강이 감싸는 지역은 감싸지 않은(반궁수·화살의 바깥쪽) 지역보다 발전을 했거나 마을이 형성돼 안정된 삶을 사는 곳으로 파악됐다. 강이 감싼 곳은 산줄기가 뻗어 내려온 산의 앞면이며, 뒷면보다 앞면이 길하다. 사행천(蛇行川)은 좌우 굴곡이 심한 곳을 말하는데, 이러한 곳은 지기(地氣·땅의 기운)를 뭉치게 하며 물의 흐름, 즉 유속을 완만하게 함으로써 ‘기의 흐름’을 차분하게 한다. 창녕군 남지읍과 함안군 이룡리, 창녕군 증산리, 창녕군 노리와 학포리, 북면 외산리, 밀양시 하남읍이 이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반면 감싸지 않고 배곡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거주가 뜸하거나 발전이 더딘 곳이 많다.

    창녕군 부곡면에 위치한 상주 주씨 집성촌은 ‘산의 근본’이 되는 주산의 늠름함과 깨끗함을 볼 때, 전반적으로 마을에 생기가 감돌긴 하지만, 마을의 모든 곳이 ‘좋은 터’는 아니므로 ‘터의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는 있다. 마을 입구를 수구(水口)라고 하는데, 좌측과 우측으로 돌아서 마을로 가는 도로와 마을의 중앙부분에 위치한 마을회관을 향해 일직선으로 도로가 뻗어 있다. 마을 입구는 우측 도로를 이용하면 생기가 반시계 방향으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기의 흐름과 동선이 좋으나, 중앙의 도로는 마을회관을 직접 치는 바람이라 좋진 않지만 농사의 편리함을 위한 목적도 있기에 폐쇄할 수 없는 도로였다. 이때는 중앙도로의 입구에 벅수(장승)나 마을을 상징하는 석물을 두면 흉풍을 막을 수 있다. 더구나 마을의 좌측 산과 우측 산이 너무 벌어져 있으므로 빠져나가는 생기를 모으려면 입구와 접한 도로변에 반드시 나무를 심어야 한다. 다행히 마을 앞의 안산(천마산)은 외부의 흉풍과 살기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며, 낙동강은 ‘계수즉지(界水則止·물을 만나면 터의 기운이 흩어지지 않고 멈춘다)’해 마을 터의 기운을 북돋우고 있다.

    어느 마을이나 전체의 터가 좋을 수는 없으며, 주씨 마을의 터 또한 좋고 나쁜 곳이 혼재돼 있지만 대체로 좋은 기운의 터가 많았다. 반시계 방향은 생기 방향으로 실내인테리어나 교차로 등에 응용할 수 있는데, 신호교차로(3색 신호등)보다 교차로 한가운데에 ‘원형 교통섬’을 두고 차량이 도는 회전교차로도 반시계 방향이다. 회전교차로는 진입 차량의 감속을 유도해 사고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으며, 반시계 방향은 생기가 모이도록 하는 방향으로 운전자의 집중력을 높여 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점포의 경우에는 교차로에 접한 곳보다 약간 떨어진 곳이 도로살이 적어서 장사가 잘 되며, 점포 내의 효율적인 동선 또한 반시계 방향으로 손님이 움직이도록 유도하고 카운터의 위치도 반시계 방향의 끝나는 지점의 입구에 설치하면 좋다. 식당의 경우, 입구를 환하게 하고 입구의 좌측에 카운터를 두며 출입문(입구 문 외의 출입문은 폐쇄해야 함)과 주방은 마주 보면 안 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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