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 교수와 함께 만나는 경남독립운동가 (6) 반일투쟁으로 옥사한 강두안 열사
대구사범대 결사대 조직 항일운동간행물 펴내 민족의식 고취에 힘써
- 기사입력 : 2017-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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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사범대학 부설 중학교 안에 있는 대구사범 항일학생의거 순절동지 추모비.
강두안(姜斗安, 1922~1943) 열사는 통영시 출신이다.
1939년 7월, 경북 왜관 철로 매립작업에 동원됐던 대구사범학교 학생들 중 5학년생(7회)이 중심이 돼 평소 민족차별을 일삼던 악질 일본인 재학생을 작업장에서 구타한 일이 있었다. 이후 이 학교 학생들은 선배들의 반일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그해 10월 초순 각 기별로 윤독회(輪讀會)를 조직하고, 겨레의 역사 및 문학 서적을 윤독하며 월 1~2회 모임을 가졌다.
이 때 4학년생이던 강 열사는 같은 해 10월 하순 박효준(朴孝濬)·이태길(李泰吉)·문홍의(文洪義)·유흥수(柳興洙) 등과 함께 반일민족의식을 담은 작품집을 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독회를 통해 원고를 수집하는 한편, 방학 동안에도 귀향하지 않고 원고를 편집해 1940년 1월 ‘반딧불’이라는 책을 간행했다. 내용은 주로 민족의식과 반일정신의 고취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경북대 사범대학 부설 중학교 안에 있는 대구사범 항일학생의거 순절동지 추모비. 비석을 확대한 사진 맨 앞에 강두안의 이름이 있다.
1940년 11월 23일 그는 박효준·이태길·문홍의 등과 당시 대구 봉산정 소재 이태길의 하숙집에 모여 표면상 문예활동을 표방하는 반일학생결사 문예부를 조직했다. 이들은 동지 포섭과 비밀 엄수, 그리고 매주 토요일 작품 감상 등을 운동 방침으로 정하고 그 해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약 9회의 모임을 갖고 민족문화 존중 및 반일의식을 높였다.
또한 강 열사는 문예부 활동 외에도 교내의 다른 비밀결사인 연구회에도 참여해 문예부 책임을 맡았다. 연구회는 학술연구를 위장한 비밀결사로서 문예부와 비슷한 활동을 전개했는데, 회원들이 졸업을 하게 됨에 따라 이들은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이들은 졸업 후 각기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하면 우수한 아동들에게 수재교육을 실시해 조국광복 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또 그와 같은 현지의 활동상황 및 성과를 매월 1회 간사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이렇게 보고된 상황은 취합해 다시 전 회원에게 배부하기로 했는 데, 이때 우송방법은 일제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공문을 가장하기로 했다.
강 열사는 1941년 3월 대구사범학교 졸업 후 창녕의 대합국민학교(현 대합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앙양시키며 연구회의 사업을 수행했다. 그런데 1941년 7월 대구사범학교 윤독회의 간행물인 ‘반딧불’이 일제 경찰의 손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대구사범학교 비밀결사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이로 인해 강 열사도 경찰에 피체된 후 미결수로 2년여 동안 옥중에서 혹독한 고문 끝에 1943년 11월 대전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던 중 1944년 12월 순국했다.
사건 연루자 35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는데, 강두안, 박제민, 박찬웅, 서진구, 장세파 5명은 옥중에서 순국했다. 이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1973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중학교 내에 ‘항일학생의거 순절동지추모비’를 건립했다. 광복이 돼 출옥한 사람 중에서도 고문의 후유증으로 12명이 사망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혹독한 고문이 자행됐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90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경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문학박사)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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