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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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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영국 런던 (2)

  • 기사입력 : 2017-02-0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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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은 보고 즐길거리가 많은 나라이다. 프리미어리그의 본고장이며 뮤지컬의 본고장이다. 성호선 작가의 ‘영국에 보러 가자’라는 책이 있는데 부제가 ‘영국 뮤지컬·축구 이야기’이다. 그는 우아한 뮤지컬과 열광의 프리미어리그를 통해 영국을 마치 지킬 앤 하이드와 같다고 했다.

    나 또한 그 말에 동의한다. 영국인을 생각하면 언제나 매너가 몸에 배인 것처럼 행동하고 뮤지컬과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교양을 쌓아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축구장 혹은 축구를 관람하는 펍 안에서 그들은 열광하며 누구보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평생 한 축구팀의 열렬한 팬이 된다고 한다. 도대체 축구에 어떤 애정이 있기에 영국인들은 그토록 경기에 열중을 다하는 것일까? 나도 그 열기를 함께 느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축구경기 보는 걸 좋아해서 영국에 가면 꼭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영국에 있는 동안 첼시와 리버풀의 빅매치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이미 모든 표가 매진이었고, 있어도 너무 비싸서 표를 살 수가 없었다. 대신 축구장 투어를 신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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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뮤지컬 위키드의 데이시트 표를 구매하고 바라본 빅벤의 모습.

    런던의 대표 구단인 아스널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과 첼시의 ‘스탬퍼드 브리지’ 투어를 할 수 있다. EPL 방송을 통해서만 접했던 경기장을 직접 볼 수 있다니 떨렸다. 에미레이트 구장은 지하철역 ‘아스널 역’에서 내린 후 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가야 있다. 역에서 나오면 ‘Stadium’이라는 푯말이 보인다. 생각보다 외곽에 있는 지역이라 런던 시내와는 달리 사람들의 소리를 찾기 힘들었다.

    잔잔한 시골마을을 둘러 가다 보면 웅장한 경기장이 보인다. 통유리로 된 에미레이트 구장이다. 2006년 개장된 아스널의 홈구장으로 런던의 스포츠 경기장 중 세 번째로 큰 경기장이다. 투어 가격은 20파운드로 한화로 약 2만 8000원 정도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홈경기 가장 싼 좌석 가격이 20만원이 넘고 뻥 뚫린 경기장을 전세 낸 것처럼 볼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투어 입장을 하는 곳은 상점을 통해 있다. 먼저 상점을 구경했는데 유니폼, 필통, 열쇠고리 등 다양한 아스날 상품들이 있었다. 나는 5파운드를 주고 필통을 샀다.

    무료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가 있는데 한국어는 지원이 안 되고 영어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이 쓰는 라커룸, 샤워실, 치료실 등을 모두 직접 볼 수 있다. 경기 전 입장하는 곳을 지나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마치 함성소리와 부부젤라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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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6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모두 이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만을 바라볼 것이다. 선수들의 부담감과 열기가 직접 느껴지는 듯했다. 가장 인기 있던 곳은 ‘메수트 외질’ 선수의 유니폼이 걸린 대기실이었다. 기자회견실에서 인터뷰하듯 해보고 감독석에도 앉아 볼 수 있었다.

    첼시 구장인 ‘스탬퍼드 브리지’는 ‘Fulham Broadway 역’에 위치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이동시간은 약 1시간이다. 스탬퍼드 브리지는 미리 시간을 예약하고 가면 팀별로 가이드와 함께 투어를 한다. 그라운드는 에미레이트 스타디움보다 아늑한 느낌이었다. 첼시 투어 또한 선수들의 대기실, 샤워실, 경기장, 박물관 등을 입장할 수 있다. 가격은 14파운드이다.
     

    첼시는 우리나라 기업 ‘삼성’이 후원하는 구단으로 곳곳에서 삼성 마크를 확인할 수 있다. 투어를 마친 후 메가 스토어에서 유니폼 등 첼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축구팬이라면 물론 영국에서 경기를 보면 좋겠지만 일정이 맞지 않거나 금액 등을 고려할 때 구장 투어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열광의 도가니인 축구 문화와 달리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뮤지컬의 본고장이기도 한 영국, 놀랍게도 4대 뮤지컬인 ‘캣츠’,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이 모두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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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석에 앉아 바라본 아스널 경기장.


    웨스트엔드는 런던 서쪽의 중심가로 옥스퍼드 스트리트와 본드, 리전트 스트리트, 가장 번화가인 피카딜리 서커스로 이어져 있다. 이곳엔 무려 50개 이상의 극장이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뮤지컬로는 위의 4대 뮤지컬과 ‘위키드’, ‘맘마미아’, ‘라이온킹’ 등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특히 ‘위키드’를 관람하고 싶었다. 위키드는 웨스트엔드 뮤지컬 중 아주 유명한 작품으로 좋은 좌석을 얻기가 힘들다. 방법은 미리 예약하는 방법과 데이시트로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 학생증 할인을 받는 방법이 있다.

    모든 뮤지컬은 데이시트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당일 좌석을 아침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50% 정도 값싸게 좋은 좌석을 얻을 수 있는데 아침 9시쯤 문을 연다. 아침 일찍 일어나 데이시트를 얻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위키드를 상영하는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 앞으로 가니 이미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위키드 데이시트는 앞 쪽의 좌석을 준다. 29.5파운드로 구매를 했다.

    데이시트를 구매하지 못했다면 학생들은 꼭 국제학생증을 발급받아서 가길 추천한다.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똑같은 가격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미리 표를 구매한 후 일정을 보내고 저녁 7시 반에 아폴로 빅토리아로 향했다. 극장은 매우 컸다. 앞 쪽 좌석에 앉아 오케스트라도 가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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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위키드를 상영하는 아폴로 빅토리아.


    위키드는 초록마녀의 이야기로 ‘오즈의 마법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오즈의 마법사는 사실 악당이었고 초록 마녀 엘파바는 그에 대항하는 정의로운 인물로 그려진다. 착한 금발 마녀 글린다는 사실 주목받기 좋아하는 공주병으로 나오고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사교성을 가르쳐주며 둘의 우정을 그린다.

    작품은 유색인종 차별과 저항에 대한 주제를 삼고 있었다. 초록마녀로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던 알파바가 오즈의 마법사와 맞서 싸우며 부르는 유명한 곡 ‘Defying Gravity’가 극장에 울려 퍼질 때 전율을 느꼈다.

    배우들의 성량이 정말 대단했다. 괜히 전 세계적인 작품, 배우가 아닌 것 같았다. 영국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뮤지컬은 꼭 봤으면 한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나라. 철학과 문학이 꽃피운 나라. 그것은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이 발전하게 된 이유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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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1. 영국을 여행한다면 축구 경기 관람이나 축구장 투어를 해보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아스널) 투어는 20파운드, 스템포드 브릿지(첼시) 투어는 14파운드다.

    2. 웨스트엔드 뮤지컬은 ‘데이시트’를 이용하자. 당일 아침 일찍 극장에 가면 반값 정도로 ‘데이시트’를 구매할 수 있다. 학생이라면 국제학생증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① 영국을 여행한다면 축구 경기 관람이나 축구장 투어를 해보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아스널) 투어는 20파운드, 스탬퍼드 브리지(첼시) 투어는 14파운드다.

    ② 웨스트엔드 뮤지컬은 ‘데이시트’를 이용하자. 당일 아침 일찍 극장에 가면 반값 정도로 ‘데이시트’를 구매할 수 있다. 학생이라면 국제학생증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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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경상대 국문학과 졸업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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