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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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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푸른 눈과 황홀한 눈맞춤

[사진으로 보는 세상] 러시아 바이칼 호수

  • 기사입력 : 2016-07-1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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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의 진주’, ‘시베리아의 푸른 눈’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담수호이자 수심 1742m로 세계에서 가장 깊어 바라보기만 해도 짜릿한 전율이 느껴진다.
     
    물밑 가시거리가 최고 42m나 되고 2500만년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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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 모양처럼 생긴 알혼 섬 사랑의 언덕. 왼쪽으로 가면 아들이 생기고 오른쪽으로 가면 딸이 생긴다는 속설이 있다. 하늘과 호수의 경계가 없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둘레 2200㎞에 길이 636㎞, 폭 79㎞, 면적 31.492㎢에 저수량은 2만2000㎦로 담수호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전 세계 얼지 않는 담수량의 20%, 러시아 전체 담수량의 90%를 차지한다.

    ‘러시아의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바이칼은 2600여 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로 1996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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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한 바위 주변에 다양한 색깔의 자아라가 휘감긴 세르게들이 늘어서 있다.

    바이칼 호수는 한민족의 시원(始原)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바이칼이라는 명칭은 몽골어로 ‘자연’을 뜻하는 바이갈(Baigal, 러시아어로는 Байгал)에서 연유됐으며 어원은 원주민인 부랴트인들의 언어인 타타르어로 ‘풍요로운 호수’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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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로움과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부르한 바위는 샤머니즘의 성소로 알려져 있다.


    ‘시베리아의 파리’ 이르쿠츠크에서 4~5시간 자작나무숲을 지나 배로 다시 20분 더 걸려 도착한 알혼 섬은 일조량이 풍부해 지구상에서 맑은 날이 많이 관측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알혼 섬은 호수 내에 위치한 섬으로 길이 72㎞이며 제주도의 절반 크기다. 알혼 섬에서 바라본 바이칼은 수평선을 보면 바다로 착각할 만큼 장대하다. 호수 안의 섬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비포장도로에서 러시아 군용차량을 개조한 4륜 승합차인 ‘우아직’의 덜컹거리는 그 맛은 안 타본 사람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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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혼 섬에서 바라본 바이칼 호수는 물밑 가시거리가 최고 42m에 달해 보는 이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한다.


    초승달 모양의 바이칼을 빼닮은 알혼 섬은 샤머니즘의 성지다. 칭기즈칸이 묻혔을지도 모른다는 전설의 부르한(Burkhan) 바위 주변엔 다양한 색깔의 ‘자아라(소원을 비는 천)’가 휘감긴 세르게(장승)들이 바이칼을 굽어보는 곳에 늘어서 있다. 후지르 마을의 부르한 바위는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쌓여 신령한 기운을 자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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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르 마을에서 20㎞ 북쪽에 위치한 빼씨얀카 부두. 과거 소비에트 시절 수용소가 있던 자리였으며 수송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알혼 섬 전통가옥 형태의 통나무집 창가에서 바이칼 호수의 투명함과 시베리아의 청명한 공기가 더해지면,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이 1933년에 펴낸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이란 소설에서 인류가 이상으로 그리는 완전하고 평화로운 상상 속 세계인 샹그릴라(shangrila)가 바로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빠져든다. 맑은 날 알혼 섬 사랑의 언덕에서 바라본 바이칼 호수는 하늘과 호수의 경계가 없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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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군용차량을 개조한 4륜 승합차인 ‘우아직’이 알혼 섬의 숲속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있다.


    세상 샤머니즘의 중심인 알혼 섬에서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다.

    글·사진= 전강용 기자 j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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