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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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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순의 음식이야기 (176) 쑥 버무리

오리고기에 쌀가루·쑥 넣고 끓여
몸속의 독기 해독하고 감기 예방

  • 기사입력 : 2016-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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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왔다. 초순에 빠끔히 고개를 내밀었던 쑥이 맛있는 나물 크기가 됐다. 향긋하고 쌉싸름한 향기가 진동한다. 쑥은 생명의 순환을 거스르지 않은 대표적인 경칩시절 나물이다. 봄나물은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키는 데 좋다. 세상 만물은 태어날 때 모두 자신의 일을 가지고 나온다. 그 일을 자신만이 할 수 있으며 자신이 했을 때 진가가 나타난다. 그럼 쑥으로 인해 완성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쑥은 우리 주위에 흔해 소중함을 잊기 쉽다. 쑥은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건강식품으로서 함께했다. 예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했으며 양생에선 위장, 간장, 신장의 기능을 회복해 준다고 했다.

    현대에 이르러 쑥은 마늘, 당근과 더불어 성인병을 예방하는 3대 식물로 꼽힌다. 피를 맑게 하는 효과와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살균, 진통, 소염의 작용이 있다. 지금 면역력이 떨어지면 우리 몸 중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부위가 호흡기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를 독사(毒邪)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황토가 날아 왔지만 최근에는 각종 중금속이 바람과 함께 날아온다고 한다. 쑥은 이런 유해 물질로부터 몸을 지켜준다. 면역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감기, 비염, 천식,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고 악화되기도 한다.

    일본의 한의학자인 동동(東洞)선생은 약과 음식의 구분을 이렇게 말했다. 약은 독(毒)이고 병의 독을 공격한다. 음식은 독이 아니고 정기(精氣)를 기른다. 세상의 만물 중에서 하나의 사물은 하나의 능력이 있을 뿐이지만 쓰임새가 달라지면 그 능력이 달라진다. 생명을 건강하게 하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양생(養生)에 쓸 것인가? 질병을 공격해 치료하는 일에 쓸 것인가? 똑같은 식재료라고 해도 좋아해서 먹으면 생명을 기르는 음식이 된다. 싫어하지만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먹으면 병을 공격하는 독약이 된다. 오늘 쑥 버무리를 좋아해서 먹을까, 치료하는 약인 독으로 먹을 것인가는 오직 내 몸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 효능- 용래벽사(用來邪)한다. 봄철 간과 신장의 기능을 건강하게 해 몸 안에 들어오는 각종 독기를 해독 하고 감기를 예방한다.

    ▲ 재료- 쑥 200g, 쌀가루 200g, 오리고기 100g, 약선간장, 마늘, 생강, 청주

    ▲ 만드는 법- 팬에 생강, 마늘, 술을 넣고 오리고기를 볶다가 묽게 갠 쌀가루를 넣고 끓으면 쑥을 넣는다.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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