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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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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순의 음식이야기 (171) 떡만둣국

육수에 닭고기·만두·떡 넣고 끓여
오장육부 기력 보양·면역력 길러

  • 기사입력 : 2016-02-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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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섣달그믐이라고 한다. 우리네 풍습은 이날 새벽녘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이한다. 이것을 수세(守歲)라고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은 밤새도록 불을 밝혀 젊음을 지키고 싶었고 젊은이는 끝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을 반성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통과의례였다. 음식은 만둣국을 끓여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다. 고려시대부터 도교의 불로장수할 수 있는 양생방법이 정착된 것이다. 만두소는 새싹들과 함께 배추김치, 두부, 고기 등을 넣어서 만든다. 이것에는 승발위주(升發爲主)의 원칙이 작용한다. 겨우내 움츠린 인체를 보양해야 한다. 맛은 담담하고 성질은 평평한 재료를 더 사용한다. 소화기관을 건강하게 하고 폐의 기운을 도와 기침감기에 걸리지 않게 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음식이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탕이다. 이 탕은 꿩이나 닭, 사골을 넣고 은근하게 끓여 준비한 육수다. 그믐날 저녁은 만두를 넣고 설날아침은 떡을 넣어 먹는다.

    이런 명절음식은 단순한 음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물과 인간에 대한 오랜 통찰력으로 얻어진 주제이다. 시절 상황에 맞게 해석해 배합하고 효과적으로 사람에게 전달해 전통이 된 것이다. 무언의 상대를 설득하였다. 나아가 사람들과 함께 중요성을 강조해 세상을 바꿔 습관이 되도록 기여한 것이다. 현대음식은 맛과 모양을 중시하고 대중의 말초적인 감각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음식은 양생에 기본을 두고 있으며 힘이 있다. 사람의 마음과 오장육부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 이런 힘이 부족한 일반음식은 오장육부의 마음을 지루하고 답답하게 한다. 금방 싫증을 내는 이유이다. 현대의 복잡다난한 세상에서 건강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건강은 개인의 경쟁력 향상에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전통음식은 대상이 누구이든 가리지 않는다. 예전 우리의 엄마들은 잘 불린 쌀을 밥상포로 덮어 방앗간에 갔다. 긴 기다림 끝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을 받아 왔다. 채반에 말려 썰고 떡국을 끓여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효능- 건비익위(健脾益胃)한다. 겨우내 약해진 소화기관을 건강하게 하고 오장육부의 기력을 보양해 각종 질병에 면역력을 길러준다.

    ▲재료- 떡국떡 100g, 김치만두 3개, 닭고기 50g, 닭육수, 파, 후추

    ▲만드는법- 육수에 삶은 닭고기와 만두, 떡을 넣어 끓인다.

    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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