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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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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녹차 식품 개발 정소암 다오티푸드 대표

민속주·생기름·식초… 녹차의 변신은 끝이 없습니다
하동에서 나고 자라며 어머니와 이웃 틈에서

  • 기사입력 : 2015-12-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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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차 시배지 하동 화개골에 가면 녹차로 건강을 회복하고, 녹차 식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화개골 토박이 정소암(49·여·다오티푸드 대표)씨가 있다. 조상 대대로 수백 년을 화개골에서 살았다고 하니 토박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녹차밭도 부모님이 가꾸던 것을 이어받았고 차를 덖었던 어머니와 함께 자연스럽게 찻잎과 차꽃, 차씨를 이용한 녹차식품까지 가공하게 됐다.

    ▲녹차식품으로 건강 회복

    정씨는 1남 2녀 자녀를 두고 있고 남편 조영덕(56)씨와 함께 생활하면서 불편함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지만, 한때는 남편이 생명을 잃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정씨가 개발한 녹차꽃으로 만든 발효액과 녹차씨를 엑스트라버진 스타일로 압착한 녹차씨기름 등을 먹으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 또한 5살 때 골수암이라는 그 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병을 앓아 늘 혼자 양지바른 곳에서 힘없이 앉아서 놀았다고 한다. 성인이 돼서도 늘 지치고 힘들었는데 차꽃과 차씨로 만든 제품들을 꾸준히 먹기 시작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몸이 좋아져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하니 그녀의 자신감은 자기 몸으로부터 희망을 얻은 것이 아닌가 한다.

    부부가 같이 차꽃, 차씨, 찻잎으로 만든 녹차식품 덕에 건강을 되찾았다고 믿으니 일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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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소암 다오티푸드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녹차씨유’ 제품을 보며 웃고 있다.

    ▲1년 내내 일할 수 있는 녹차식품 개발

    정씨는 “녹차가 좋다고는 하지만 차꽃을 연구해 보면 차꽃이 너무 좋고, 차꽃을 연구하다가 차씨를 연구해 보니 더 어마어마한 효능·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특히 녹차씨생기름은 그녀가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10년째 내는 제품이다. 녹차씨는 불포화지방이 90%가 넘고 연구한 결과 토코페롤이 올리브유의 50배가 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하지만 녹차씨는 볶으면 벤조피렌이 참기름의 43배에 달한다.

    ‘쉬지 않고 머물지 않고’라는 좌우명으로 1년 내내 일하자는 것이 그녀의 신념으로 봄·여름에는 찻잎 따서 차를 덖고 홍차를 만들고, 가을에는 차씨 따서 1t에 7㎏(0.7%) 생산되는 차씨생기름을 압착하고, 초겨울에는 차꽃을 따서 차꽃 꿀과 차꽃 식초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금방 봄이 오고 1년 내내 바쁘다. 그녀는 아무리 커피가 한국을 삼켜 버렸다고 하지만 좋은 식품은 말하지 않아도 찾게 돼 있다고 믿으며 틈새 시장에서 버티기를 잘하고 있다며 웃는다.

    정씨는 야생차의 시배지에서 차의 명성을 얻기 위해 친정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 틈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수제덖음차’를 만들게 됐고,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부산에서 녹차직매장을 열어 유통에도 관심을 뒀다.

    1997년 고향인 하동으로 귀향해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는 말처럼 먹고살기 위해 차를 하게 됐고 서서히 ‘초인목’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20대 후반 부산에서 찻집을 운영하면서 대만에서 들어온 고가의 ‘기문홍차’를 접하게 됐는데 어렸을 때부터 먹어 왔던 고향의 ‘잭살’보다 맛이 없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친정 마을로 들어와서 그 생각이 나서 제일 먼저 연구하게 된 것이 ‘잭살’이었고 마을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해 힘을 합쳐 화개면 목압마을에서 800년 역사의 한국전통발효차인 ‘잭살’ 재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한국발효차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 최초의 온라인 차카페 ‘목압마을’을 만들고 마을축제를 개최해 전국적으로 제다인들이 발효차를 연구하는 계기가 됐고 2001년 9월은 우리나라 차계의 큰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지금은 녹차보다 발효차를 더 많이 만드는 것도 그녀의 공이 1%는 될 것 같다며 웃는다.

    정씨는 2007년 ‘다오티푸드랜드’라는 명칭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하동녹차연구소와 MOU를 체결해 하동야생차 축제 때와 고양킨텍스 세계식품 박람회, 서울코엑스 티월드페스티벌, 대구 엑스포 차박람회 등에 참가해 찻잎으로 만든 12가지 품목의 녹차식품을 처음으로 출품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씨는 찻잎으로만 제품 개발은 채산성이 낮고 소비자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같은 해 다오티푸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할머니 때부터 만들어 먹어 왔던 녹차꽃주를 와인 만드는 방법과 접목했다. 이후 농수산식품부로부터 두 번이나 민속주 추천을 받았고 ‘녹차꽃주’로 특허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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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소암씨가 개발한 녹차 관련 식품들.

    ▲농촌복합산업(6차산업) 사업자 선정

    그로부터 정씨는 뉴욕 모국농산물 박람회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경남우수농산물 수출상담에 참가하는 등 본격적인 차 제품 홍보에 전념해 드디어 2009년과 2010년도에는 미국 뉴욕과 뉴저지, LA 등에 소량이지만 첫 수출길을 여는 데 성공했다. 정씨는 이에 멈추지 않고 2011년 차꽃을 포함한 찻잎와인 제조방법 특허등록, 2012년 찻잎효소 및 이를 이용한 식품 제조방법 특허등록, 생찻잎을 이용한 식품특허, 2014년 하동차꽃주 제조면허 획득, 또 올해에 벤처기업 2차 인정, 다오티푸드 상표등록, 녹차꽃 발효조성물 특허등록 등 그가 특허출원한 제품과 상표는 모두 39개 품목에 달한다. 또 차꽃과 차씨를 이용한 경남도 기능성 항노화 바이오사업 선정, 농촌복합산업(6차산업) 사업자 선정 등 성과도 이뤘다.

    또한 국립경상대 농업인CEO과정에서는 특허에 관한 강의를 했고, 경남 농업인CEO 우수사례 발표와 경상대, 남원·구례·정읍 등 농업기술센터에서 20여 차례에 걸친 녹차식품과 자연발효에 관한 특강도 했다.

    정씨가 개발한 녹차식품 가공 제품들이 차츰 알려지자 언론도 홍보를 해 주었다. KBS 여섯시 내고향 신녹차식품 명인코너, 문화일보 특집코너, MBC 금요와이드, 맛집탐방 등에 출연했고 직접 디자인한 대한민국 차포장디자인 공모전 장려상과 차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남도지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씨는 ‘쉬지 않고 머물지 않고, 배움의 길을 가겠다’는 좌우명으로 비전을 갖고 꾸준히 일하는 습관이 있어서 남과 다른 제품과 신념을 갖게 된 것이 분명하다.
     
    글·사진= 김윤관 기자 kimy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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