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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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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이웃사랑 펼치는 낚시 마니아, 정연화 한국낚시진흥회 회장

내가 고기를 못낚아도 다른 사람이 낚기를 바랍니다
다른 사람이 잡으면 나도 손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기 때문이죠

  • 기사입력 : 2015-10-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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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아지가 시골집 싸릿대문을 밀치고 살금살금 넘어오듯이 어느덧 가을은 우리 곁에 성큼 와 있다. 가을은 낚시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머지않아 다가올 겨울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물고기들도 왕성한 먹성을 보인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한국낚시진흥회 정연화(61·HDF 해동조구사 대표) 회장은 바쁜 와중에도 틈이 나면 출조하는 낚시 마니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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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낚시진흥회 정연화 회장이 부산 연제구 온천천 정화작업 중에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동군 옥종면이 고향인 정 회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낚시와 인연을 맺었다. 교사인 친척 아저씨에게 낚시를 배워 방학 때면 거의 매일 강 낚시를 즐겼다.

    정 회장은 낚시의 매력이 상생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해봤는데 대부분 다른 사람이 잘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내 기분이 좋아지지만 낚시는 남을 미워하거나 질투하지 않습니다. 내가 고기를 못 낚아도 다른 사람이 낚기를 바랍니다. 고기의 특성이 회유하는 것인데 다른 사람이 잡으면 나도 손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기 때문이죠.”

    2005년부터는 낚시용품 제조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업체 대표들이 주축이 돼 만든 협회인 한국낚시진흥회 회장을 맡아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매년 회원사 동료들과 함께 부산 수영천과 다대포에서 치어 방류 활동을 하고 있고 연제구 온천천 일원에서 300여명의 시민과 해마다 ‘자연사랑 물사랑 낚시사랑’을 주제로 정화활동을 하는 등 낚시터 환경보호와 쓰레기 수거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낚시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매년 국내 각종 낚시대회 협찬, 낚시 방송사의 우수한 낚시 프로그램 촬영 지원 등 낚시자원 증대, 낚시터의 환경 보전을 위해 민물 붕어 치어방류 행사와 바다 감성돔 치어방류 행사, 낚시터 쓰레기 청소 등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매년 이웃돕기 성금 전달, 청소년 장학금 수여 등 개인적으로 봉사활동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자 지난 3월엔 수영구 망미동 사회복지법인 로사사회봉사회 흰돌실버타운에 1억원을 전달하는 통 큰 기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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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화 회장(왼쪽)이 복지시설인 흰돌실버타운에 기금 1억원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추자도 해상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사고’에 대해 묻자 정 회장은 낚시를 즐기려면 무엇보다 먼저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낚싯배 사고를 막으려면 10t 이하 크기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낚시 관련법이 어민 소득 보존 차원에서 낚시 어선의 규모를 제한하고 있는데, 배가 작으니 위험 요소가 그만큼 크다고 봅니다. 추자도 낚시 어선 사고 같은 해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안전 강화 노력과 함께 10t 이하 규모로 한정한 낚시 어선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낚시꾼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장비다. 낚싯대부터 바늘, 줄, 찌, 떡밥, 루어에 이르기까지 장비가 좋아야 자신이 원하는 고기를 제대로 낚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장비야말로 낚시꾼들의 영원한 욕심이자 자존심이다. 그래서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까지 창업하게 됐다.

    지난 1982년 연미레포츠(해동조구사 전신)로 출발해 갯바위 신발 아이템 하나 개발해 창업하고 ‘토털 피싱브랜드 HDF’를 전국 규모로 성장시키며 매년 조금씩 회사 규모를 키웠으나 IMF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았다.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타개책으로 강구한 것이 아웃소싱(기업 업무의 일부 부문이나 과정을 경영 효과 및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삼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것)이다. 낚시용품은 낚싯대를 비롯해 릴, 줄, 바늘, 낚시복, 구명복, 아이스박스 등 수십 종류가 있는데 모두 생산할 수 없어 일부 품목은 하청을 주면서 낚시용품 토털 브랜드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했다.

    ‘모든 낚시용품의 국산화’와 ‘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 낸다’는 기업 이념 아래 회사의 조직 구성도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품질 향상을 통한 최상의 서비스와 고객중심 경영을 다짐해 국세청장 성실납세의무 표창장을 받았으며 지난 2013~2014년 ‘소비자 감동 대표브랜드대상’을 수상했고, 2600여 품목과 8500여 종류의 국내 최다의 아이템을 생산하는 대한민국 낚시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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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광안리 감성돔 치어방류 행사에서 정연화(오른쪽) 회장이 치어가 담긴 물통을 들고 있다.


    정 회장이 출근하자마자 하는 것이 제품 리스트 확인이다. 국외에서 생산하는 품목은 재생산에 다소 시일이 걸리지만, 국내 생산품목은 철저한 재고관리를 통해 품절되기 전에 재입고시켜 판매업체와 고객들의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고 있다.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우리나라 낚시 패턴에 대응하면서 충분한 재고까지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수요예측이 가장 중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강의 민물, 바다, 루어전문가로 구성된 150여명의 광역 필드 스태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각지의 전문낚시인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시장의 흐름을 읽어 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자나깨나 낚시 생각밖에 없다는 정 회장은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사업해 경남·부산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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