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정연태 四柱 이야기] 내 인생은 나의 것

  • 기사입력 : 2015-04-10 07:00:00
  •   
  • 메인이미지


    하는 일에 있어 쉽게 결정이 어려울 때면 가끔씩 찾아오는 잘나가는 골드미스 K,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내방했다. 그 친구가 연구실을 들어서는데, 밝은 얼굴이 아니어서 마음고생 좀 하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주 구성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의 대운(大運)이 신통찮다. 40대 후반으로 가야 어느 정도 운이 회복되면서 잘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10년이나 남았다. 한숨만 쉬면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눈치 빠른 K, 볼일이 있다며 슬며시 자리를 피해준다.

    K가 나가자 그제야 속내를 털어 놓는다. 자기가 생각할 때 친구인 K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속상하고 마음이 급하다고 한다.

    어릴 때는 부유한 집에서 편하게 살았고, 공부도 할 만큼 했다. 이후 가세가 기울면서 자신의 삶도 팍팍해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옷가게 점원으로 있는데 자기 가게 하나 가지고 장사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반면에 K는 자기보다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친구였다. 이혼한 부모 밑에서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아 자기가 보기에는 별 볼일 없어야 되는데, 지금은 자기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 속상해 죽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K는 이 친구가 말하는 것처럼 만만한 여성이 아니다. 어떻게 하든 돈을 벌겠다는 각오로 20대에 이미 안 해본 것이 없을 만큼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거리에서 노점상을 할 때는 동네 건달들과 부딪치고 깨지면서 견뎌 냈고, 어린 나이에 카페를 할 때에는 취한 남성들의 술주정도 이겨내야 했다.

    요즘은 여유가 생겨서 골프도 치고 명품가방도 들고 다닌다. 이 여성은 친구의 성공 이면에 숨어 있는 피땀과 분투는 보지 않고, 그의 행운만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씨앗은 비옥한 땅에 떨어지고 어떤 씨앗은 자갈밭과 같은 곳에 떨어진다. 두 씨앗은 서로 다른 환경에 처했지만 각각의 고투를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

    인생 또한 각자가 마주친 조건 속에서 고투해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친구가 잘되든 잘못되든 내 삶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다른 사람이 가는 길을 나도 똑같이 가야 된다는 법도 없다. 서로 그릇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행복은 기대분의 만족이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채워지지 않으니 항상 불행하다고 생각된다. 반대로 기대를 조금 줄이면 작게 채워도 행복해진다. 이런 이치를 알면 삶이 한층 여유로워지지 않겠는가.

    그래도 이 친구 40대에는 좋은 운이 온다고 쓰여져 있다. 그때라도 오는 게 어딘가. 친구와 비교하고 낙담만 하고 있다가는 오는 운도 받을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 내가 산다는 각오를 가지고 다가오는 운을 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하라고 일러줬다.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남들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치든, 내가 저 사람보다 못하면 어떻게 할까.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면 남의 시선과 평가에 따라 인생이 흔들리게 된다.

    그런 인생은 아무리 부유하고 권력이 많아도 불안정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인생은 나의 것’이 아닌가.

    역학연구가·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