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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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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순의 음식이야기 (49) 율무행인죽

불린 율무와 살구씨 갈아 끓여 먹으면
비장 튼튼하게 하고 기침 예방에 도움

  • 기사입력 : 2013-08-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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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덥던 폭염이 처서(處暑)가 지나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처는 ‘곳 처’자를 쓰는데 여기에는 숨다, 끝 등의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 서는 ‘더울 서’자를 쓴다. 의미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더운 여름이 점차 물러가고 숨어버린다는 뜻이고, 두 번째는 가을철이지만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아직 남아 있는 추노호(秋老虎)의 시기라는 뜻이다.

    청대 1년 열두 달 생활상을 기록한 청가록(淸嘉錄)에서는 추노호를 이렇게 묘사했다. 처서십팔분 위목욕 십팔일야(處暑十八盆, 謂沐浴 十八日也)라고 하는데 처서 이후 대략 18일 정도는 땀을 흘리는 날들을 경험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여불위가 쓴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는 천지시소불가이응(天地始蕭不可以應)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천지가 엄숙해지기 시작하므로 이길 수 없다, 즉 사람들에게 가을은 교만하거나 자만하는 시기가 아니라 신중하며 조심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이것은 음식에서도 수렴하는 것을 위주로 먹어야 천지와 상응을 한다. 가을은 건조한 기운으로 이뤄진다. 인체도 폐가 조금(燥金)이어서 이 기운이 가을과 상응한다. 하늘은 높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공기가 청신해 폐가 담당인 기와 호흡 기능에 좋다.

    그러나 추분 이후는 건조한 기운이 도를 넘고 바람과 합세해 풍조의 사기를 만드는데 먼저 폐와 연결된 표면의 털과 코로 침입해온다.

    폐의 발산기능이 정상이면 빨리 대응을 할 수 있다. 면역력인 위기(衛氣)를 피부, 코로 보내 피부, 털을 촉촉하게 하고, 피부를 조밀하게 하며, 코가 잘 통하게 해 가을의 건조한 기운이 기세를 부려도 사람들로 하여금 순리적으로 가을을 넘기게 한다.

    그러나 인체가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버리거나 건조한 기운이 그렇게 세지 않아도 폐 자체가 기를 다스리는 기능과 발산 기능이 떨어져서 가을에 기후변화에 적응을 할 수 없고, 외부의 사기에 대한 방어를 할 힘이 없어, 폐가 주관하는 털과 코와 폐 안으로 사기가 돌격해 들어와 건조한 사기의 공격을 받아 위해를 입어 각종 병이 생긴다.

    ▲효능= 소화기관인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담을 없애주며 면역력을 길러 기침을 예방하며 몸에 습기를 빼 가볍게 해준다.

    ▲재료= 율무 60g, 행인(살구씨) 20g, 설탕 10g.

    ▲만드는 법= 율무를 하룻밤 불린 후 살구씨와 함께 믹서기에 갈아 40분간 끓여서 완성한다.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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