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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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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무명용사 미망인의 애절한 눈물- 조규석(월남참전국가유공자전우회 창원시지회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12-06-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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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김없이 일년 중 한 번은 찾아오는 그날! 그러나 당신은, 여보! 여보! 하면서 내가 미치도록 보고파 휴대폰으로나마 불러보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나날이 당신께 전하는 안녕의 소리가 당신은 우리의 아이들과 내가 보고 싶지도 않나요. 당신과 행복했던 그 순간들을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 당신 앞에서 말하고 있건만 여보! 지금 당신이 계신 곳은 천상인가요. 아니면 못다한 한(恨) 때문에 허공을 떠다니고만 있나요? 그래서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기에 애타게 미치도록 부르는 나의 목소리마저 잊어버리고 대답을 하지 않나요. 또다시 한 해가 지나가면서 찾아오는 그날, 현충일과 6·25. 나는 마냥 대답하지 않는 당신을 불러야 하나요. 여보! 당신은 나와 자식을 위하여 행복했던 순간들을 그리워하며 나라를 위해 싸우다 무엇이 그리도 급하다고, 이 세상의 모든 짐들을 나에게만 맡겨두고 천상의 세계로 가셨는가요? 연약한 나 혼자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라고 말입니까?’

    이는 지난 2011년 어느 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한 여인이 비석 앞에서 휴대폰으로 누군가에 몇 시간 동안 꿈쩍도 않고 너무도 애절하게 울부짖으며 하던 독백이다. 우리는 무슨 기념일이 되면 언론이나 여론에서 잠시 들먹거릴 뿐 대부분 까맣게 잊고 산다.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과 전쟁의 후유증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상이용사들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한 번은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

    먼저 간 전우여. 우린 영원히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오. 영원히 생각할 것이오. 전우여 고이 잠드소서!

    조규석(월남참전국가유공자전우회 창원시지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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