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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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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남해 창선 해바리마을

‘멋있는 바다’에서 ‘맛있는 바다’ 낚기

  • 기사입력 : 2011-12-2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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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군 창선면 신흥 해바리마을. 어촌의 아늑한 풍경도 정겹지만 생생한 체험거리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해군 창선면의 신흥 해바리마을은 불과 30년 전만 해도 어선이 아니면 외지로 나가지 못하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1980년 6월 지족해협에 창선교가 연결되면서 주민들의 생활권이 확대됐고, 옛날 생활상이었던 횃불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으로 마을에 변화가 생겼으나 그래도 섬은 섬이었다.

    그런 아담한 마을이 올해 이명박 대통령이 추천한 여름 국내 휴가지 10선에 오르면서 조금은 시끌벅적해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라디오 연설에서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며 “남해 해바리마을에 가면 갯벌에서 조개를 캘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해바리마을은 다른 9곳의 관광지와 함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러한 까닭에 전국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해바리마을을 언급함으로써 조용했던 어촌마을은 이번 여름 많은 관광객이 몰려 시골 하면 떠오르는 밤의 적막함이 사라질 정도로 제법 떠들썩해졌다.


    마을 전체 100여 가구인 신흥 해바리마을은 지난 2004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되면서 갯벌과 농장, 자연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체험·체류형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지금은 연간 1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농어촌 체험마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밤중 횃불을 들고 갯벌에 나가 낙지, 게, 조개 등을 잡는 ‘홰바리 체험’은 여행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대표적인 체험 코스다. 옛날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우리네 조상들이 물때에 맞춰 횃불을 들고 바닷가로 나가 불을 보고 모여드는 어패류 등을 잡았던 문화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물메기를 비롯한 감성돔, 도다리 등 싱싱한 제철 생선과 쏙, 해삼, 미역 등 해산물을 맛볼 수도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강진만 바닷바람을 가르며 해상에서 그물을 던져 낚아 올린 팔딱거리는 생선을 바로 잡아 회로 먹을 때의 즐거움과 맛이란 안 잡아본 사람은 모르리라. 선상 어부체험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낚시에 문외한인 어른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좋다.

     


    남해 창선 해바리마을의 선상 어부체험(위)과 홰바리체험.



    해바리마을에서는 갯벌생태체험뿐 아니라 계절과 물때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바리마을 뒷산에는 편백휴양림이 있어 삼림욕을 하면서 느긋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멀리 ‘밤마실’을 나간다면 창선-삼천포대교의 야경 관람도 가능하다.

    바다의 품에 안겨서 따스한 연말을 보내고 싶다면 한 번쯤 길손이 되어 찾아가도 좋음직한 아늑한 마을. 남해 해바리마을은 오늘도 조용히 방문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인근 가볼만한 곳

    △창선교= 원시어업인 죽방렴과 어우러져 물속까지 그림자를 드리운 빨갛고 예쁜 창선교를 보면 이내 감탄사가 나온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지족해협에 건설된 창선교는 창선면 지족마을과 삼동면 지족마을을 잇는 길이 440m의 사장교로 1980년 6월 개통했다. 창선교 아래의 바다는 물살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세다고 하며 썰물과 밀물 때는 폭포수 소리를 연상하게 한다. 원시성이 그대로 간직된 죽방렴, 겨울철 수십 척의 소형선박들이 개불을 잡는 광경, 죽방렴과 앵강만을 배경으로 연출되는 일몰 광경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

    △운대암= 고려 초부터 망경암(望景庵)이라 하고 대방산(臺芳山) 중턱에 창건됐으며 조선시대 때 운대암(雲臺菴)이라 개칭했다. 대방산 굽이굽이 고개를 돌아 산마루에 오르면 깊은 계곡 아래 저수지 물빛이 청명하다. 소나무숲 사이로 몇 굽이를 더 돌면 운대암 범종루가 길을 막아선다. 아름드리 기목나무 옆 산기슭의 부도 지나쳐 범종루를 지나면 층층 돌계단 위로 푸른빛 찬연한 청기와를 이고 있는 무량수전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김윤관기자 kimyk@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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