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순의 음식이야기 (61) 도토리묵사발삼칠 넣은 육수를 도토리묵에 부어뇌 과학에서는 ‘인간의 뇌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하는 기계가 아니다. 뇌는 단지 외부 세상과 내 몸의 상태를 최대한 정당화할 수 있는 설명을 찾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훌륭한 보양식을 먹으면 나 자신을 항우로 생각을 하고 빈약한 음식을 먹으면 마음 역시 약해지고 허물어지게 된다. 먹는 음식을 바꿈으로써 인간의 태도와 꿈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한다. 100세 시대인 지금 60~75세는 신중년의 축복의 세대가 출현했다고 한다.과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더 건강하고 여유로운 세대이다. 그중 하나의 방법으로...2013-11-29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60) 무초절임무 굵게 채썰어 식초에 사흘간 절여오늘은 소설(小雪)이다. 소설은 매년 양력 11월 22일이나 23일부터 12월 6일, 7일까지의 기간이다. 이때부터는 기온이 점차 내려가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대설이 오거나 눈이 많이 휘날리는 시기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소’에 ‘눈 설’ 자를 써서 작은 눈이 내리는 시기라는 뜻으로 ‘소설’이라고 불렀다.옛말에 ‘하진이무경우개, 국잔유유오상지 (荷盡已無擎雨盖, 菊殘猶有傲霜枝)’라고 했다. 이것은 겨울이 온 정경을 묘사한 말인데, ‘연꽃은 이미 시들어서 종적을 찾아볼 수가 없으며, 국화는 오만한 ...2013-11-22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9) 표고양송이볶음표고·양송이버섯 데친 후 팬에 볶아‘가을비 한 번에 내복 한 벌’이라는 속담이 있다.입동이 지나면서 지난주 내린 비로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이렇게 추워지기 시작하면 음식은 짠맛을 줄이고 쓴맛의 재료들을 더 먹어서 심장의 기운을 안정시켜야 된다.섭생을 잘 하는 사람은 날마다 달마다 피해야 할 것은 범(犯)하지 않고 계절과 조화를 잃지 않아야 한다.하루에 지켜야 할 것은 저녁에 포식하지 않는 것과 한 달에 지켜야 할 것은 그믐에 대취(大醉)하지 않는 것이다.눈은 몸의 거울이고, 귀는 몸의 지게문이니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어둡고, 듣는 것이 ...2013-11-15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8) 양생도랑탕미꾸라지와 약재·마 넣고 푹 끓여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 시절이다.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서 김장을 준비한다.입동 전후 5일 이내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한다. 지금은 시골에서나 가끔 보이지만 필자가 어릴때 무는 냉해를 줄이기 위해 땅에 구덩이를 파고 저장했다.입동에는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준비해 대접하는 것을 치계미(雉鷄米)라 했다. 마을에서 아무리 살림이 없는 사람이라도 일 년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출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다고 한다. 이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2013-11-08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7) 결명자차볶은 결명자·국화·구기자 넣고 끓여 가슴 두근거림과 현기증 예방에 효과수능시험 시절이다. 전국에서 어머니들은 막바지 입시기도가 한창이다. 하긴 시험이 어찌 대학입시만 있겠는가? 매일매일 사는 것 자체가 시험이다. 작게는 운전면허시험부터 단계단계마다 통과의례처럼 거쳐야 하는 것이 세상살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뉴스에서 승진시험 압박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것을 보았다.동의보감에 나오는 양생에선 삶의 의미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가치로 보았다. 역사 속에서는 항상 그 배후에 등장하는 것은 식생활 문화였다. 이것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무병장수하...2013-11-01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6) 우엉검은콩자반우엉·검은콩에 간장·물엿 넣고 조려단풍 시절이다. 높은 산에 올라 가을단풍을 만끽하며 건강을 유지할 때이다.건강한 사람은 건강한 세포를 가진 사람이다. 건강한 세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소와 깨끗한 산소의 공급이 필수적이다.좋은 식품은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식품을 말하며 좋은 식단은 인체에 영양소가 골고루 공급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식단이라고 할 수 있다.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데도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는 비타민이나 무기물 등 신체의 생리조절 작용을 하는 영양소가 부족하다는 신호다....2013-10-25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5) 생강마늘주소주·생강·마늘·귤·꿀 넣어 담가프랑스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물질의 4대 원소인 흙, 물, 불, 공기에 관한 이미지 연구로 대성을 이룬 인물이라고 한다. 그의 연구에서 술을 표현한 것을 보면 술은 물인 동시에 불이라고 한다. 물과 불은 정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술이 물의 성질과 심상을 지녔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거니와 불과 상극 관계인 물이 불에 탄다는 것은 현대과학에선 알코올의 산화 현상으로 간단히 설명될지 몰라도 심리학이나 미학 쪽에서 보면 신비라고 보았다. 술의 이러한 신비성은 술의 효능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술의 효...2013-10-18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4) 중양절 국화주소주에 국화 넣어 3일 후 마시는 국화주‘九월 九일에 아으 藥이라 먹는 (9월 9일에 아! 약이라 먹는). 黃花고지 안해 드니 (황국화가 집안에 드니). 새셔 가만ㅎ얘라 (초가집 마을이 조용하여라). 아으 動動다리.’ 고려가요 동동(動動)의 9월령에 나오는 말이다.오는 일요일 음력 9월 9일을 중구(重九) 또는 중양절(重陽節)이라고 한다. 중구는 9가 겹쳤다는 뜻이고, 중양은 양이 겹쳤다는 뜻이다.9는 양수(陽數) 가운데서 극양이므로 9월 9일을 특히 중양이라 한다. 예부터 민간에서는 노년이나 청년, 여자는 끼리끼리 모여 특별한 음식을 장만해 단풍이 물든 산이나 경치 ...2013-10-11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3) 두충염소탕초벌한 약재와 고기 압력솥에 끓이면 추분이 지나면서 밤낮의 길이가 바뀌었다. 계절이 바뀌면 자연에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일조량이 감소해 생체 시계는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증가한다. 반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는 감소한다. 이 과정에서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계절성 우울증이다. 주로 가을에 찾아오기 때문에 가을 우울증으로도 불린다.계절성인 만큼 겨울까지 이어지다 봄이면 대개 나아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절성 우울증을 방치하다가 심각한 우울증과 질병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일반 우울증과 혼...2013-10-04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2) 황정국화차황정 30분 끓이다 국화 넣어 차게 마시면추분자 음양상반야(秋分者 陰陽相半也) 고주야균이한서평(故晝夜均而寒署平)이라고 한다.말하자면 추분 시절은 음과 양은 반반이고 낮과 밤의 길이도 반반이며 추위와 더위도 반반이다.추분 이후부터는 밤이 길어지므로 급격히 천지에 음기가 자라나기 시작한다.이것은 일장추우일장한(一場秋雨一場寒), 야백로추분야 일야냉일야(夜白露秋分夜 一夜冷一夜), 가을비는 한 번 오면 한 번 추위가 오고 백로 추분 절기에는 하루하루 점점 더 서늘해진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마음에는 추풍추우수살인(秋風秋雨愁煞人)이라고 한다. 가을바람...2013-09-27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1) 꽃송이버섯계란탕불린 꽃송이버섯에 계란 풀어 끓여이번 주는 백로 절기다. 태양황경은 165도를 지나며, 이 시기에는 농작물이 여물기 시작한다.백로는 갑자기 더운 날은 점차 사라지고 천고마비라 불리는 완전한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일기예보에 보듯이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해 아침과 저녁은 서늘하고 낮에는 덥다. 하루의 온도변화가 매우 빨라서 저녁이면 온도가 급속도로 떨어져 이슬이 생성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날씨가 된다.산야와 마당에 내리는 이슬의 알맹이가 특히 커서 옛날부터 백로라고 부르게 됐다. 이 시기는 새들도 먹을 것을 저장하며 월동준비를 한다고 한다....2013-09-13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50) 돼지고기볶음돼지등심·당근·계란·우유 넣어 요리 입맛이 도는 가을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음식을 봤을 때 한눈에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영양소 함량을 알 수 있다면…. 또 식품이 갖고 있는 열량, 신선도, 유해한 성분의 함량 등을 알 수 있고, 약선학적으로 그 효능을 알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누구나 균형 잡힌 식품을 섭취할 수 있고 무병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애당초 자기 자신을 알기 전에는 전혀 불가능한 얘기다.또 좋아하는 음식을 인미자구(人味自救)라고 해서 내 몸이 필요하니까 먹는다는 핑계를 대기도 하는데, 맞는 말이지...2013-09-06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49) 율무행인죽불린 율무와 살구씨 갈아 끓여 먹으면 무덥던 폭염이 처서(處暑)가 지나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처는 ‘곳 처’자를 쓰는데 여기에는 숨다, 끝 등의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 서는 ‘더울 서’자를 쓴다. 의미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더운 여름이 점차 물러가고 숨어버린다는 뜻이고, 두 번째는 가을철이지만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아직 남아 있는 추노호(秋老虎)의 시기라는 뜻이다.청대 1년 열두 달 생활상을 기록한 청가록(淸嘉錄)에서는 추노호를 이렇게 묘사했다. 처서십팔분 위목욕 십팔일야(處暑十八盆, 謂沐浴 十八日也)라고 하는데 처서 이...2013-08-30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48) 돼지고기볶음돼지고기에 오이·목이버섯 넣고 볶아오늘은 절기상 처서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말이 있다. 처서는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로서 태양 황경이 150도에 와있다.이름 그대로 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의미인데 금년은 비다운 비 없이 폭염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처서는 땅에서 귀뚜라미가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 뭉게구름 차고 온다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순행을 드러내는 말이다. 창녕군에서 노지벼를 전국에서 첫 수확했다는 뉴스도 들려온다.당나라 태종 치세의 장온고라는 사람은 사시불언이대서(四時不言...2013-08-23 11:00:00
최만순의 음식이야기 (47) 가을보양닭백숙암탉에 오미자·영지·대추 등 넣어양생음식인 약선을 하거나, 요리를 하는 사람들 중 동양에서는 요리신으로 숭상하는 세 사람이 있다.이들은 이윤, 팽조, 그리고 역아이다. 역아는 제나라 사람으로 문헌상으로는 제일 처음 약선만찬인 팔반오궤연을 만들었다.지금도 당시 만들었던 요리들이 그대로 사용이 되고 있다. 제나라의 환공은 춘추전국시대의 제왕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관포지교의 관중, 포숙아 등 천하의 재상들을 두어 춘추오패를 이룬다.제나라의 환공은 또한 최고의 미식을 탐하는 자로서 자기 자식을 삶아 바친 요리사 역아를 재상에 앉힌다.하루는 ...2013-08-16 11:00:00